질염 (세균성질염 칸디다질염 트리코모나스질염)
질염은 질 점막이 세균이나 곰팡이균, 기생충 등에 감염된 흔한 여성질환으로, 비정상적인 질분비물, 냄새, 작열감, 가려움, 성교통, 배뇨통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정상 질의 산도는 4.5 미만으로 주로 질에 있는 젖산균이 생성하는 젖산(Lactic acid)에 의해 유지됩니다. 에스트로겐은 질 상피에 글리코겐을 축적시키고, 젖산균은 이 글리코겐을 젖산으로 분해시킴으로 질 내부를 산성화 시켜서 다른 세균에 의해 감염되지 않도록 보호해 줍니다. 초경 전과 폐경기 여성은 에스트로겐이 부족하여 젖산균이 적고, 질의 pH가 높기 때문에 세균감염에 걸리기 쉽습니다.
가임기 연령에서 발생하는 질염은 세균성 질염이 가장 많고, 그다음으로 칸디다 질염, 트리코모나스 질염 순으로 나타납니다. 폐경기 여성에게는 위축성 질염이 나타납니다.
질염의 원인 및 증상
질염의 원인은 세균 또는 진균에 의한 감염, 체력저하, 항생제 복용, 무리한 자극에 의한 질의 상처, 성관계, 질세정제의 과도한 사용, 임신, 당뇨병, 폐경기 등입니다. 질염은 원인에 따라 진균의 일종인 칸디다균에 의한 칸디다 질염, 세균 감염에 의한 세균성 질염, 기생충의 일종인 트리코모나스에 의한 트리코모나스 질염으로 분류됩니다. 세균성 질염이나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방광염, 골반염, 요로감염, 자궁경부염, 조산, 불임과 같은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증상에 따라 구분하여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1) 칸디다 질염
칸디다 질염은 여성의 75%가 일생에 적어도 한 번은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에스트로겐이 풍부한 가임기 여성, 임부, 고농도의 에스트로겐을 함유한 피임약 등을 복용하는 여성에서 에스트로겐에 의해 질벽의 글리코겐이 증가함에 따라 질이 칸디다균에 쉽게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월경기간과 폐경기에는 질의 pH가 증가하여 질 감염증에 걸리기 쉬우며, 갑상선 질환이 있거나,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 당뇨병의 경우 칸디다 진균이 증식되기 쉽고, 광범위 항생제의 투여, 면역억제제나 스테로이드 투여 후에도 정상세균총이 억제되어 칸디다에 의한 감염증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꽉 조이는 옷 착용, 소변에 당분을 증가시키는 식품 섭취 등도 칸디다 질염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칸디다 질염의 증상은 외음부의 발적, 부종, 심한 가려움증, 작열감, 성교통, 배뇨통이 있으며, 질분비물이 흰색의 치즈나 두부 으깬 모양으로 나타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경증의 칸디다 질염은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구매 가능한 항진균제 질정 (클리마졸질정® 등)을 이용해 치료가 가능합니다. 초기에 치료하면 2~3일 내 대부분 증세가 호전되지만, 칸디다 질염이 2개월 이내 재발되거나 1년 동안 4회 이상 재발하는 만성 칸디다 질염의 경우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2) 세균성 질염
세균성 질염은 정상적으로 여성의 질 내에 존재하는 세균총이 변화되어 다양한 혐기성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질염입니다. 세균성 질염의 원인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잦은 성관계나 질세정 등에 의한 질의 반복되는 알칼리화가 주요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세균성 질염의 증상은 다량의 묽은 회백색 질분비물과 생선 비린내 같은 냄새가 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질분비물 냄새는 성관계 후나 월경 전후에 심해질 수 있으며, 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골반염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3) 트리코모나스 질염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성관계를 통해 트리코모나스라는 기생충에 감염되어 나타나는 성매개 질환으로 전염력이 매우 강합니다. 여성만 치료할 경우 다시 전염될 수 있으므로, 남성 파트너도 같이 치료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트리코모나스는 운동성이 좋아서 요도를 타고 방광까지 침입하기도 하고, 자궁내막을 타고 올라가 골반염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의 증상은 녹황색의 거품 같은 분비물, 불쾌한 냄새, 배뇨 시 타는 듯한 작열감 등이 특징이며,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4) 위축성 질염
위축성 질염은 폐경으로 인해 에스트로겐이 감소하여 이로 인해 질과 외음부가 건조해지며 위축되어 발생합니다. 폐경 외에 위축성 질염의 다른 원인으로는 출산, 모유 수유, 난소 적출 등이 있습니다. 타목시펜, 클로미펜 등 에스트로겐을 억제하는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에도 위축성 질염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위축성 질염의 증상은 피가 섞인 분비물, 질의 자극감, 건조증, 화끈거림, 가려움증, 성교통 등이 있습니다.
5) 비특이성 질염
비특이성 질염은 비감염성 질환으로 알러지나 과민반응에 의한 질 자극감이나 가려움증이 특징입니다. 콘돔, 살정제, 질윤활제, 질세정제, 비누나 세제 등으로 인한 자극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질염약, 질염 치료방법
질염약 및 질염의 치료 방법은 원인에 따라 달라집니다. 경증 칸디다 질염의 치료에는 항진균제 질좌제를 사용하며, 세균성 질염에는 복합항균제 질정과 외용 살균소독제를 사용합니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의 경우 항진균제 질정과 외용 살균소독제를 사용합니다. 위축성 질염은 수용성 윤활제를 사용하여 자극감과 성교통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약국에서 구매 가능한 일반의약품으로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경우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질정 또는 질좌제는 1일 1회 취침 전에 질 내에 깊숙이 삽입합니다. 삽입 후 약액이 녹을 때까지 최소 5분 이상 누워있으며, 녹은 약액이 흘러나올 수 있으므로 패드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질정 및 질좌제는 녹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여름철에는 냉장 보관하며, 질정 및 질좌제를 사용하는 동안에는 성관계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질염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는 질염약을 각 종류 별로 아래에서 좀 더 설명하겠습니다.
1) 항진균제 (클로트리마졸)
항진균제는 진균 세포막의 에르고스테롤 합성을 저해하여 세포막 투과성을 변화시킴으로써 항진균 작용을 나타냅니다. 대표적인 성분으로 클로트리마졸이 있으며,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구매 가능한 카네스텐질정®, 클리마졸질정® 등이 있습니다. 만 12세 이상 여성의 칸디다 질염과 트리코모나스 질염에 사용 가능하며, 임신 1기에는 유산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신중히 투여해야 합니다.
2) 복합항균제
복합항균제는 세균성 질염에 사용하며,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세나서트질정®을 구매 가능합니다.
3) 살균 소독제 (폴리크레줄렌, 포비돈 요오드)
살균소독제는 폴리크레줄렌과 포비돈 요오드가 대표적이며,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구매 가능합니다.
폴리크레줄렌(알보칠콘센트레이트액®)은 세균성 질염, 트리코모나스 질염 및 비특이성 질염에 효과가 있습니다. 질 및 자궁 경부에 직접 도포하거나, 물과 1:5의 비율로 희석하여 질 세척을 합니다.
포비돈 요오드(지노베타딘질세정액®, 지노베타딘질좌제® 등)는 칸디다 질염, 트리코모나스 질염, 비특이성 및 혼합 감염에 의한 질염에 사용됩니다. 임부와 수유부는 장기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질염 예방 및 증상 완화를 위한 생활습관
- 통풍이 잘 되도록 면 소재의 속옷과 헐렁한 하의를 입는 것이 좋습니다. 팬티스타킹이나 꽉 조이는 바지 등은 가능한 착용하지 않습니다.
- 외음부를 청결하게 하되 질 세척은 너무 자주 하지 말고, 따뜻한 물이나 약산성 외음부 전용 세정제를 사용하여 세정합니다.
- 소변에 당분을 증가시키는 설탕이나 정제된 탄수화물의 섭취를 줄입니다.
- 유산균을 섭취하면 칸디다성 질염의 발병 가능성이 감소될 수 있습니다.
- 칸디다균이나 세균이 항문에서 질로 옮겨지지 않도록 배변 후 앞에서 뒤로 닦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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